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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성인의 폐렴 예방접종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by 우리마실주치의 2020.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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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백신
폐렴구균 백신

이번 글에서는 성인의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종류와 그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폐렴구균 백신의 종류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폐렴, 급성 중이염, 균혈증, 수막염 등의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의 하나입니다. 

 

폐렴구균은 노인에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며, 이름도 폐렴구균이므로 폐렴구균 백신을 흔히들 폐렴 예방주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폐렴구균은 피막에 싸여 있는 그람 양성 쌍구균으로 이 세균을 둘러싸는 피막에 붙어 있는 다당류 물질을 이용해 백신을 개발하게 됩니다. 

 

이 피막 다당류에 따라 폐렴구균을 분류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90여개의 혈청형이 존재하며 이 혈청형에 따라 감염을 일으키는 정도가 다르게 됩니다. 

 

 

성인의 폐렴구균 백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제된 피막 다당으로 구성된 다당 백신이고, 다른 하나는 다당에 단백이 결합되어 구성된 단백결합 백신이 있습니다.  

 

 

폐렴구균 다당 백신 

먼저 다당 백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 다당 백신은 23개의 혈청형 폐렴구균에 대한 면역을 형성하는 23가 다당 백신 (23-valent pneumococcal 
polysaccharide vaccine, PPV23, 상품명 프로디악스-23)으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현재 보건소에서 어르신분들에게 무료 접종해주는 백신이 바로 이 23가 다당 백신입니다.

 

이 다당 백신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은 단백결합 백신과 다릅니다. 

 

백신에 포함된 다당류 항원은 면역세포 중 T 세포라 불리는 면역세포에 의해서 인식되지 않고 B세포라고 불리는 면역세포에 의해서만 항체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면역반응을 T-세포 비의존성 면역이라고 하는데 이럴 경우는 항원- 항체 결합력과 친화력이 낮고 항체의 지속시간도 상대적으로 짧게 됩니다. 

 

따라서 23가 다당 백신의 특징 역시 23가 다당 백신을 접종한 후 생성된 항체는 5~10년 후 감소하게 됩니다. 

 

23가 다당 백신의 경우 재접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최소한 이전에 다당 백신을 접종한 지 5년 이후에 재접종을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백신에 포함된 다당류 항원이 B세포를 소진시킴으로써 일정기간 (1-5년) 이내에 재접종하면 초기 접종만큼의 항체가 상승을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소아에서는 B세포의 미성숙으로 인하여 T세포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다당 백신은 충분한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없어 유소아에게는 접종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23가 다당 백신의 장점은 23가지 혈청형에 대하여 면역을 형성시킨다는 것입니다. 

 

즉  현재 접종하고 있는 단백결합 백신은 13개 혈청에 대해서만 면역을 형성시키는데 반해 23가지 혈청형 폐렴구균에 대하여 항체가 형성되므로 더 많은 종류의 폐렴구균에 대해서 면역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소아에서 단백결합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단백결합 백신이 면역을 담당하는 13개 혈청형에 대한 일종의 집단 면역이 형성되어 이로 인한 감염 사례가 많이 줄었습니다. 

 

성인에서의 13가 단백결합 백신의 접종 필요성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줄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질병관리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2019년 권고안을 변경하여 건강한 65세 이상의 성인은 13가 단백결합 백신을 반드시 맞을 필요는 없으며, 23가 다당 백신 접종 1회만 맞으면 되는 것으로 권고안의 변경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65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의 경우 23가 다당백신 접종 1회만 맞으면 되는 것으로 권고가 되고 있습니다. 

 

환자 분들 중에는 효과가 5년밖에 안 가니 5년마다 재접종해야 하는지 여쭈어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65세 이후에 이 다당 백신을 맞으신 분들은 재접종이 권고되지 않습니다.  

 

65세 이전에 이 다당백신을 맞은 경우 등 면역 상태나 접종 시기에 따라서 재접종이 권유되는데 이 경우 역시 65세 이후에 단 1회의 재접종만이 권고됩니다. 

 

그러나  번 이상의 접종에 대해서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일반적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현재 보건소에서 무료 접종하고 있는 다당 백신의 경우 23가지나 되는 많은 혈청형의 폐렴구균을 예방하지만 5-10년이 지나면 항체가 감소하는 특징이 있으며, 65세 이후에는 1회만 접종하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폐렴구균 단백결합 백신

폐렴구균의 혈청형 다당이 단백에 결합되어 있는 백신이 바로 단백결합 백신입니다. 

 

성인에게 사용되는 단백결합 백신은 13개의 혈청형 다당이 디프테리아 CRM197라는 단백에 결합되어 있는 13가 단백결합 백신(proteinconjugated vaccine, PCV, 상품명 프리베나 13주 )입니다. 

 

이 백신이 면역을 일으키는 방식은 다당 백신과는 달리 T 세포 의존성 면역 반응을 보입니다. 

 

즉  단백 운반체를 통해서 T세포를 감작시키고, 감작된 T세포는 B세포를 활성화시키고 분화를 촉진시킵니다.

 

그러면 B세포는 형질세포로 분화되어 장기간 지속되는 양질의 항체를 생산하고, 기억 B세포로 분화되어서 이후 장기간의 면역에 관여하게 됩니다. 

 

이 백신의 특징은 B세포가 덜 발달한 유소아 대상 백신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백신에 포함된 다당 항원이 적게 함유되어 B세포를 많이 소진시키지 않으므로 소아 접종 시 재 접종할 때 짧은 기간 후 재접종이 가능하게 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13가 단백결합 백신은 65세이상 성인에서 이 혈청형의 폐렴구균 질환 중 지역사회 폐렴에 대하여 45.0%,  침습형 폐렴구균 질환에 대하여 75.0%의 예방효과가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침습형 폐렴구균질환이란 뇌수막염∙ 패혈증∙ 균혈증 등을 말합니다.) 

 

보통 병원에서 평생 1회 접종하면 된다는 고가의 백신은 프리베나 13주로 많이 알려진 바로 이 단백결합 백신입니다

 

현재 국내의 권고안에서는 건강한 면역을 가진 65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에는 단백결합 백신은 권고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하에 단백결합 백신의 면역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고 있는 지역이나 요양원 등 감염 위험이 큰 시설에 있는 경우 등 필요에 따라서는 접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성인의 경우 단백결합 백신을 1회 접종한 후 65세 이후에 다당 백신을 1회 접종하여 폐렴 구균 백신 접종 스케줄을 마치는 것이 면역력이나 질병 예방의 측면에서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연령과 면역 상태, 그리고 접종력에 따라서 폐렴 구균 백신의 접종 시기나 방법은 매우 복잡하여 의사들의 경우에도 혼동하기 쉽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러한 폐렴구균 백신의 접종 스케줄에 대해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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