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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에 관하여

by 우리마실주치의 2020.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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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의대의 김광수 박사팀이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유도한 도파민 분비 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여 파킨슨병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는 5월 20일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라는 유수 학술지에 게재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연구 결과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파킨슨병

파킨슨 병은 우리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 흑질(substantia nigra)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지면서 발병하게 됩니다. 

뇌 흑질(Substantia nigra) 위치
파킨슨병에 감소된 뇌의 흑질 신경세포들

증상으로는 얼굴 표정이 없어지고, 행동이 느려지며, 움직임이 감소하고, 첫걸음을 떼기 힘들어지며 보폭이 짧게 걷고, 가만있을 때 손을 떠는 안전성 진전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론상 뇌 흑질에 도파민 분비세포가 죽어 없어져 생기는 증상이므로 만약 도파민을 분비하는 세포를 이식하여 부작용 없이 잘 안착하게 할 수 있다면 파킨슨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

줄기세포는, 한 세포가 여러 다른 줄기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입니다. 

 

이중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의 모든 계열의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만능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s )라고 하며 여기에는 난자와 정자를 이용하는 배아줄기세포, 체세포와 난자를 이용하는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그리고 체세포를 다양한 방법으로 역분화시켜 만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연구하였습니다. 

이 줄기세포에 대해서는 올해 2월에 Human autologous iPSC–derived dopaminergic
progenitors restore motor function in Parkinson’s disease models.이라는 논문으로 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이라는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번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의 체세포에 metabolism-regulating miRNAs인 miR-302s 와 miR-200c를 역분화 인자인 Y4F에 결합시켜 생산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환자에 이식해 연구를 시행하였습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

유도만능줄기세포의 가장 큰 문제점 중에 하나가 배양과정 중의 돌연변이 발생인데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줄기세포의 경우는 미세한 돌연변이들은 관찰되었지만 암을 발생시키거나 단백질 수준에서 아미노산의 변화가 일어나는 돌연변이(Non-Synonymous mutation)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유도만능줄기세포들을 도파민 분비세포로 분화시켜 이 세포들을 이식하게 되는데 만일 미분화된 줄기세포들이 섞여 있을 경우는 암 발생 위험 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미분화된 세포들을 survivin 억제물질인  Quercetin을 사용하여 미분화 세포가 섞여 들어가지 않게 조치했습니다. 

 

 

줄기세포 이식

파킨슨병 환자에게 MRI를 이용해 위치를 확인하면서 이식 수술을 시행하였습니다. 

 

먼저 좌측 뇌의 조가비핵 (putamen) 부위에 4백만 개의 세포를 이식했으며 6개월 이후 우측 뇌에도 동일한 한 이식 수술이 이루어졌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호전

파킨슨 병 환자의 경우는 자신의 체세포에서 만들어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식했으므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동물 실험에서 다른 개체의 도파민 분비세포를 이식한 경우 거부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보아 면역성이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식했다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자신의 체세포로 만든 만능유도줄기세포를 사용한 장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환자는 약을 끊을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치료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약 용량을 6% 정도 감소시킬 수 있었고 이전에는 조절되지 않던 증상들이 많은 호전을 보였습니다. 

 

MDS-UPDRS라는 평가 지수 중 운동성 검사에 해당하는 Part III 점수가 약효가 잘 안들을 당시(off) 점수로 수술 후 4주 후에는 43점이었던 것이 수술 후 24개월 후에는 33점으로 낮아졌습니다. 

 

약효가 잘 들었을 때(on) 점수는 수술 당시 38점에서 수술 후 24개월 시에 29점으로 낮아졌습니다. 

 

이 점수는 높을 수록 증상이 심한 것입니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점수인 PDQ-39 scores를 조사한 결과 이식 수술 당시 62점에서 이식 수술 후 24개월에서는 2점으로 삶의 질이 개선되었습니다. 

 

PDQ-39 역시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낮은 것입니다. 

 

 

연구 성과 및 한계점

이번 연구에서는 1명의 환자이지만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서 파킨슨 병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연구입니다. 

 

또한 방법론적인 면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분화 세포들을 제거하는 등의 진보를 이루어 냈습니다. 

 

다만 24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 만으로는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보기에는 짧은 기간입니다. 

 

배양 과정에서 주요 돌연변이들은 관찰되지 않았지만 세세한 돌연변이들이 어떤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또한 파킨슨 병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었지만 약을 끊을 수 있을 정도로 완치 시킨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물적, 인적 자원이 투자돼야 하므로 실제로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추후 더 많은 환자들에 적용해보고 줄기세포 은행 같은 것을 만드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연구로 파킨슨 병 환자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더 나은 보편적인 치료 방법이 일반화되어 환자분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1. Personalized iPSC-Derived Dopamine Progenitor Cells for Parkinson’s Disease 

   N Engl J Med 2020; 382:1926-1932

 

2. Human autologous iPSC–derived dopaminergic progenitors restore motor function in Parkinson’s disease models. 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2020 Feb 3;130(2):90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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