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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고혈압약은 한번 복용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는가요? 중간에 중지하는 것은 불가능한가요?

by 우리마실주치의 202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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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이 진단되고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에게 혈압약을 처방하려고 하면 거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한번 혈압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사실인가요?"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고 해서 저는 되도록 나중에 먹으려고요."

대부분은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으니 되도록 미루고 싶다고 호소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인식들은 사실일까요?

 

이러한 반응은 둘로 사실을 나누어 살펴봐야 합니다.

 

1) 혈압약은 먹기 시작하면 도중에 감량하거나 중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가?

 

2) 혈압약 복용 적응증이 됨에도 혈압약 복용을 미루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혈압약은 도중에 감량하거나 끊을 수 있을까요?

 

먼저 첫번째 사실에 관한 답은

 

혈압약은 적응증이 되는 환자들에게서는 도중에 감량하거나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 환자가 한번 혈압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거나 도중에 끊을 수 없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심각한 심혈관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가 혈압약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기존 연구들을 분석해본 결과 고혈압 약물 중단을 시도한 환자들 중 2년이상 성공적으로 중단할 수 있었던 환자들의 비율이 4분의 1 정도에서 가능했다고 합니다.

 

물론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대상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는 제한점이 있지만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고 기존에 혈압이 잘 조절되고 생활습관 조절이 잘되는 환자들에게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우리나라 고혈압 임상진료지침을 보아도 1년 이상 혈압이 목표혈압 이하로 잘 조절되는 경우는 혈압약의 감량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단 혈압약 감량 고려 시에는 환자가 염분섭취 제한, 적절한 운동, 절주, 금연, 체중 감량 등의 노력이 적절히 병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혈압약을 감량할 때는 서서히 감량하며 철저한 생활습관 조절을 해야 하며, 최소한 3개월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자가 혈압 측정 등 철저한 모니터링을 강조합니다.

생활 요법 혈압감소 효과: 수축기/확장기혈압 권고 사항
소금섭취 제한 -5.1/-2.7 하루 소금 6g 이하
체중감량 -1.1/-0.9 매 체중 1kg 감소
절주 -3.9/-2.4 하루 1잔 이하
운동 -4.9/-3.7 하루 30~50분, 일주일에 5일 이상
식사조절 -11.4/-5.5 채식 위주 건강한 식습관

 

고혈압약을 감량 혹은 휴약할 수 있는 기반은 위 표에 언급한 생활요법이 대개 혈압약 한 알 정도의 혈압 감소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혈압약 복용시 중단 가능하다는 말이 혈압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혈압의 모니터링을 중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합니다. 즉 혈압약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감량, 혹은 휴약을 결정할 때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에 가능할 때만 시도해야 합니다.

 

혈압약 복용을 미루는 것이 타당할까요?

 

그렇다면 고혈압약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들이 고혈압 치료를 미루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사실입니다.

 

현재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모든 고혈압 환자들을 진단과 동시에 약물 치료를 권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수축기 혈압 160 혹은 이완기 혈압 100 이상의 2기 고혈압 환자나, 수축기 혈압 140~159 혹은 이완기 혈압 90~99의 1기 고혈압 환자라도 고위험(표적장기손상,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경우는 약물치료를 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바로 약물 치료를 개시하는 이유는 약물치료를 하지 않은 군들에 비해 치료 시작으로 인한 이득이 명백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고혈압 임상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을 10-20mmHg 정도, 확장기 혈압을 5-10mmHg 정도 낮추면 뇌졸중은 30-40%, 허혈성 심장질환은 15-20% 정도 감소합니다.

 

혈압에 따른 심혈관 질환의 사망률은 115/75 mmHg에서 수축기 혈압이 20mmHg, 확장기 혈압이 10mmHg씩 증가함에 따라 2배씩 계속 증가합니다.

 

따라서 160/100mmHg 이상의 혈압 환자군에서는 약물 치료 효과가 뚜렷하므로 생활요법과 함께 바로 약물치료를 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이나 표적장기 손상이 없는 1기 고혈압 환자의 경우라도 약물치료 없이 방치했을 때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너무 높습니다.

 

따라서 최근에 나온 고혈압 약제들의 안정성과 효과를 고려해 봤을 때 수개월 간의 생활습관 조절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목표 혈압 이하로 조절이 안된다면 약물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합니다.

 

 

요약하자면 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끊을 수 없다는 말은 결코 고혈압 치료를 미루는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혈압약 한 알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해야 합니다.

 

또한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거나 2기 고혈압 환자의 경우는 고혈압 약물 치료를 미루지 말고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환자에게 이득이 됨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일차 의료용 근거기반 고혈압 임상진료지침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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